내가 맨 처음 접했던 개인용 컴퓨터는 대우에서 발매한 IQ-1000라는 MSX 호환기종이었다. 초등학생(그 때는 국민학생)이었던 내가 돈이 있어서 샀을 리는 없고, 부모님께 졸라서 살 수 있는 물건도 아니었지만, 당시 월간만화잡지 중 하나였던 '새소년'에서 진행하는 이벤트(창간 몇 주년 이벤트였는데, 숫자는 기억나지 않는다.)에서 무려 1등(!) 상품이 걸렸던 것이다.

Image from 김중태문화원 (http://www.dal.kr/blog/001620.html)
처음에는 부모님께서 구해주신 프로그래밍 책에 나온 BASIC 코드들을 아무런 배경 지식도 없이 그냥 배껴 입력해서 화면에 가득 네모를 출력해본다던지 뭐 이런 고상한(?) 것들을 하면서 놀다가, MSX용 게임들을 돌릴 수 있다는 사실을 안 이후부터는 그냥 충실한 게임기로 썼던 거 같다. 너무 어렸을 때 일이라, 무슨 게임을 어떻게 했는지는 잘 기억이 나지 않는다.
하지만 단연코 기억하는 게임이 하나 있는데, 그게 바로 코나미에서 나온 몽대륙 어드밴처라는 게임이다. 영어판 제목은 Penguin's Adventure라는데 지금도 몽대륙이라고 기억하는 걸 보면 아마도 일본판을 했던 거 같다. 코나미라는 회사 이름과 마크를 선명하게 기억하게 된 계기였는데, 나중에 알고 보니 이 작품이 메탈기어로 유명한 코지마 히데오의 데뷰작이었다고 한다.
얼마 전까지 코지마 히데오의 이름이 코'자'마인줄 알았던 내가 그 당시에 그런 것에 감동받았을 리는 없고... 게임 자체가 무척 재미있었다. 앞으로 계속 달려가면서 장애물과 적들을 피해다니는 심플하지만 재미있는 게임플레이에 빙하와 숲속과 물속, 지하동굴과 우주까지 넘나드는 다양한 스테이지, 작은 구멍에 들어가면 나오는 상점과 산타 할아버지 등의 풍성한 구성에 스테이지 끝에서 박진감 넘치는 보스 배틀, 펭귄의 사소하지만 다양한 개그를 보여주는 스테이지 마지막과 지도 화면 등등... 지금 생각해봐도 여러가지 아이디어가 빼곡하게 들어찬 게임이라는 점이 아마도 나 뿐만 아니라 많은 이들이 이 게임을 기억하는 이유일 것이다.
내 경우에는 초등학교 3학년 때 혼자 짝사랑하던 친구가 전학을 가 버리면서, 꼬맹이인 주제에 센치하게도 펭귄의 신세와 내 신세를 동일시하면서 대륙 횡단이라는 펭귄의 고된 모험이 마치 나의 모험인 양 열심히 게임을 플레이했었던 추억이 있어서 더 기억이 나는 게임이기도 하다.
그러다가 초등학교 5학년 방학 때였나, 부모님 허락을 받고 그 친구 집에 한 번 놀러간 적이 있었는데, 그 친구 집에도 몽대륙이 있었다. 그 당시에는 게임이 지금처럼 다양하진 않았던 시절이었으니, 아마 MSX 호환 PC나 게임기가 있었다면 다들 이 게임을 한 번 쯤은 했을 것이다. 어쨌든 나름 재밌게 하던 게임이었으니 실력 함 보여줄 기회였으나, 왠걸. 그 친구 동생이 나보다 훨씬 능숙하게 잘 해서, 그냥 멍 때리며 응원만 하다 온 것도 생각나는 게임이기도 하다.
그래서 지금도 얼음바닥 위에서 저멀리 공주 얼굴을 보면서 눈물을 보이고 있지만, 왠지 코믹하고 귀여운 주인공 펭귄이 나오는 타이틀 화면을 생각하면 지금 얘기한 것 이외에도 어릴 적 여러 가지 생각들이 줄줄이 떠오르는 게임이 몽대륙 어드밴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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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으로 구입했던 게임기(?)가 msx였습니다.
2009/09/14 16:19msx랑 같이 동봉되어 왔던 팩이 몽대륙이었기 때문에 저에게 있어서도 잊을 수 없는 작품이에요.
처음으로 접하는 컴퓨터 게임이었죠...^^;
그런데 몽대륙이 코지마 히데오 작품이었군요.
이제까지 전혀 몰랐네요.
저도 이 글 쓸려고 찾아보기 전에는 몰랐습니다. ^^
2009/09/14 17:36오 저거 내가 가졌던 거랑 똑같은 기종이네요..
2009/09/14 16:40무지 반갑네 ^^
제 꺼는 뒤에 있던 저거.. 파란색 방향키가 있는 녀석이었죠.
2009/09/14 17:37몽대륙 저도 정말 재밌게 했던 게임이죠. 슬롯머신 미니게임도 참 재밌었고. 무엇보다 진엔딩(해피엔딩)을 보는 조건이 포즈를 건 횟수 였던가? 어떤 카운터가 매칭되야 하는 정말 의외의 방식이어서 몇번을 반복해도 새드 엔딩이 나와서 고생했던 기억이 나네요. 몇 번의 도전 끝에 공주가 치료되는 해피 엔딩을 봤을 때 정말 감동이었죠. 이 당시 게임은 엔딩 동영상이 화려한 것도 아니었지만, 그림 한장에 울려퍼지는 단조로운 BGM이 어떻게 그런 감동을 줬는지 ^^
2009/09/14 16:43위키 같은 데서 보니 4n+1이었나 아마 그랬던 거 같습니다. 그래도 엔딩 여러번 보셨군요. 잘 기억나진 않지만, 저는 다른 사람이 하는 걸로만 엔딩을 봤던 거 같습니다. 글에 쓴 에피소드 땜에 그 이후로는 별로 의욕이 안나서리.. ㅋㅋ 지금이라도 찾아서 함 도전해볼까 싶네요.
2009/09/14 17:39아.. 전 몽대륙의 전작이라고 할수 있는 남극탐험 무한반복질이.. 더 기억에 남는..
2009/09/14 19:35몽대륙은, 테이프 돌려서 읽는 시간과 실패율 때문에, 한번 깨보고 안해봤던걸로 기억합니다.
그나저나, 해피 엔딩이 있었군요? ...
카세트 방식은 정말 성공률이 극악이었죠. ^^ 마리오도 그렇지만 옛날 게임들은 상당히 무식한 방법으로 다시 플레이하게 만들었던 거 같아요.
2009/09/15 09:51전 재믹스를 가지고 즐겼었습니다. 옛 추억이 새록새록...=)
2009/09/14 22:25대우 재믹스, 현대 컴보이, 삼성 알라딘보이.. 그러고보니 국내의 왠만한 대기업들은 다 게임사업을 하긴 했었네요. ^^
2009/09/15 09:53저도 MSX로 밤새도록 즐겼던 기억이 있네요. 정말 최고의 게임 중 하나입니다. 뒤뚱거리는 펭귄도 귀엽구요.
2009/09/16 01:37스테이지 끝에서 헉헉거리는 모습도 귀엽지요 ㅋ
2009/09/16 13:14제가 컴퓨터를 처음 접한 것은 저것 다음 버전인 아이큐 2000 부터였던 것 같습니다. 그것도 잘사는 친척이 사용하다가 더 좋은 기종으로 갈아타고 쓸모 없다고 버리던 것을 얻어와서 했었던 기억이...
2009/09/18 13:24저는 저 게임을 영문판으로 기억하고 있었는데 말이죠.. 기종이 후기 기종이라 그런 것인지 몰라도^^;;;
아이큐 2000은 당시 재믹스라 불리던 게임기에 들어가던 게임 팩이 들어가던 것이라 저 당시의 게임보다는 훨씬 다양했던 기억이 있네요.
좀 이상한 이야기지만 저런 게임기용 게임보다 16비트로 하던 사다리타기나 너구리 같은 게임이 왜 더 재미가 있었는지 모르겠습니다.^^;;
영문판도 있었습니다. Penguin's Adventure라는 이름으로.. 게임 내용 자체는 똑같았던 거 같고요. 아이큐1000이 MSX 호환기종이고 아이큐2000은 MSX2 호환기종이니까 더 나중에 나온 게임들까지 다 구동되었었죠. ^^ 재믹스도 MSX 호환이었던 재믹스 원과 브이가 있었고, MSX2 호환이었던 재믹스 슈퍼 V가 있었다고.. 위키에 나오네요 ㅎㅎ
2009/09/18 13:51아 저에게도 정말 잊혀지지 않는 게임중에 하나입니다.
2009/09/22 19:20왜 그러셨는지는 몰라도, 어머니가 컴퓨터도 없는데 학원은 보내 주셔서;;
학원에서 뭔가를 하고 받은 게임팩이 저 몽대륙 이었는데, 컴퓨터가 없었던 저는 게임한번을 위해 학원에 전시된 컴퓨터에 매달려 있었죠ㅎㅎ
갑자기 추억을 떠올리게 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ㅎㅎ 다시한번 해보고 싶어지는데요?
다시 즐기시려면..
2009/09/23 08:13http://www.msxzone.com/community/?mid=pds&search_target=title&search_keyword=%EB%AA%BD%EB%8C%80%EB%A5%99&document_srl=5377